토마토는 과일일까, 채소일까?
토마토를 채소라고 판결한 사건이 있다. 바로 미국에서 일어난 일로 미국은 주마다 토마토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랐다. 아칸소 주에서는 어떤 때는 과일, 어떤 때는 채소로 여겨서 혼란이 있었다. 또 뉴저지 주는 토마토를 과일이라고 했다.
1887년 미국은 관세법을 개정했는데 수입되는 과일은 세금을 면제했고, 채소는 세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. 토마토가 채소로 분류되자 토마토 수입업자들은 즉각 반발했다. 뉴욕에 사는 과일 수입업자 존 닉스는 뉴욕 세관원인 에드워드 헤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. 토마토에 10% 관세를 물게 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 것이다.
소송은 연방 대법원까지 올라갔고 1893년 “토마토는 채소다”라고 미국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졌다. 토마토가 저녁 식사에는 나오지만 후식으로는 나오지 않는다는 까닭이었다. 이것이 바로 토마토를 채소로 인정하게 된 ‘닉스 대 헤든 사건’이다.
영양 만점 토마토
토마토는 비타민 A, B, C와 칼륨, 칼슘 등 영양가가 풍부하다. 다른 채소보다 비타민 C 함유량이 매우 높다. 암을 예방하는 리코펜 등 몸에 좋은 물질이 많이 들어 있으며 특히 토마토는 생으로 먹을 때보다 익혀 먹으면 영양 흡수가 훨씬 좋다.
부뇰 토마토 축제
스페인 발렌시아 지방 작은 마을 부뇰은 세계적인 토마토 축제로 유명하다. 1944년경 토마토 값 폭락에 분노한 농부들이 시의원에게 토마토를 던진 데서 토마토 축제가 시작되었다고 전해진다. 대형 트럭이 사고로 토마토를 쏟으면서 시작되었다는 말도 있다. 또 1945년 부뇰 푸에블로 광장에서 열린 ‘거인과 큰 머리’ 민속 축제 때 청소년들이 과일과 채소를 던지며 장난을 친 데서 시작되었다는 말도 전해진다.
매년 8월 마지막 수요일이 되면 마을 중앙에 있는 푸에블로 광장과 그 주변 골목에서 축제가 열린다. 주변 상점들은 축제 전날 가게를 비닐로 덮으며 토마토 파편을 막을 준비를 단단히 한다.
축제에는 몇 가지 지켜야 할 약속이 있는데 먼저 토마토는 꽉 쥐어 으깨서 던져야 하고 고글과 장갑, 벗겨지지 않는 신발을 신고 유리병 등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.. 다른 사람의 옷을 잡아당기거나 찢지 않아야 하고 토마토를 싣고 들어오는 트럭과 축제가 끝난 뒤 들어오는 소방차에 길을 내주어야 한다.
우리나라의 토마토
‘남만시(南蠻柿)’란 말이 있다. ‘남쪽에서 넘어온 감’이라는 뜻이다. 조선 시대 이수광이 쓴 『지봉유설』이라는 책에 나온 토마토 이름이다. 이 책을 1614년에 펴냈으니 그 이전에 이미 토마토가 있었을 거라 여겨진다.
『지봉유설』에는 ‘남만시는 초시이다. 봄에 나고 가을에 열매를 맺는데, 그 맛이 감과 비슷하다. 본래 남만에서 나왔는데, 근래 한 사신이 중국에서 씨앗을 얻어 왔다. 역시 신기한 과일이다. '남만시'는 토마토의 한자 이름이고 우리말로는 일년감이라고도 한다.
이렇게 토마토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400여 년이나 되었지만 널리 먹기 시작한 것은 1927년경부터이다. 1960년대에 미국에서 토마토 가공 식품이 들어오면서부터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것이다. 그 후 우리나라에서도 토마토를 많이 심고 가꾸게 되었다.
요즘은 우리나라 화천에서도 매년 8월 초 토마토 축제가 열리고 있다. 화천은 모래와 자갈이 많은 땅일 물이 잘 빠지고, 해발 1천 미터가 되는 화악산, 백운산, 두류산 등으로 둘러싸인 고원 분지라 토마토 재배에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.
출처: 세계를 바꾸는 착한 식탁 이야기(박소명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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